‘로켓맨’ 로저 클레멘스(37·뉴욕 양키스)는 뉴요커(뉴욕시민)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그들은 올초 클레멘스와 맞트레이드돼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떠난 ‘괴짜’ 데이비드 웰스(36)를 그리워했다.
사이영상 5회 수상에 빛나는 클레멘스가 ‘모범생’이라면 지난해 퍼펙트게임을 따냈던 웰스는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
그러나 올해 성적은 클레멘스가 14승10패에 그친 반면 웰스는 17승10패를 거뒀다.
이에 일부 팬들은 “클레멘스가 우승에 눈이 멀어 또 팀을 옮기며 신의를 저버렸다”는 혹평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사정은 달라졌다.
28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4차전.
정규시즌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이를 악문 클레멘스의 얼굴에선 광기에 가까운 집념이 넘쳐흘렀다.
8회 발트 바이스의 내야안타때 1루 커버를 들어갔던 그는 오른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했지만 걱정하는 투수코치에게 계속 던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결국 메이저리그 통산 15년 247승 134패만에 클레멘스는 꿈에도 그리던 월드시리즈 첫 승을 따냈고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