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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의 비즈북스]'변화관리'

입력 | 1999-10-29 18:29:00


▼존 코터 외 8인/21세기북스▼

이 책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지에 실렸던 변화 관련 논문 모음집을 번역한 것이다. 논문이지만 어렵지 않다. 그리고 재미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은 이미 오래 전에 경영학 논문의 수준을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추어 놓았다. 논문이 주는 딱딱하고 융통성 없는 틀을 벗어버리고 실용성을 추구한 지 오래다. 기고한 사람들도 교수가 아닌 현업 변화경영 전문가들이 많다.

8편의 논문 중 특히 보스턴컨설팅그룹 부사장인 지니 덕이 쓴 ‘변화의 관리:균형의 예술’은 압권이다. 그녀는 먼저 수없이 많은 변화 프로그램들 속에서도 변하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을 체득한 ‘변화 속의 생존자’들이 존재함을 일깨운다.

우리는 조직의 혁신을 통해 제도와 시스템, 그리고 기본 관행과 프로세스를 바꾸려 한다. 그러나 결국 변화의 성패는 조직 속의 각 개인이 어떻게 전과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변화는 매우 개인적인 것이다. 개인적이기 때문에 감정의 관리가 필수적이다. 2만5000명의 직원을 통솔하고 있다면 2만5000번 각 개인과 만나 설득할 각오를 해야 한다.

‘변화의 경영’은 리더십의 다른 이름이고 이것은 지금까지의 경영과 다르다. 자신이 견딜 수 없을 만큼 반복해야 겨우 구성원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우선 경영자가 변해야 한다. 행동을 통해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경영자 스스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구성원들 역시 자유롭게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생각,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자는 또한 전체적 균형을 강조한다. 한 분야에서의 변화는 다른 영역의 균형을 파괴한다. 마치 모빌의 균형을 잡듯, 경영자는 다양한 변화 프로그램들의 상호 영향을 고려하여 전체를 관장할 수 있어야 한다.

조각을 떼어내 각각을 관리할 때, 부분에서는 성공을 거두어도 전체적으로는 실패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여러 부위를 동시에 수술한 환자가 각각의 수술은 모두 성공적이었지만 결국 죽고 말았다는 에피소드가 가르쳐주듯이 변화 프로그램에서는 전체성과 균형이 중요하다.

삶의 즐거움 중 하나는 배운 것을 자신에게 적용함으로써 체득하는 데 있다. 핵심을 보존하고 동시에 변화를 일구어냄으로써 유일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내는 것은 조직뿐만 아니라 각 개인의 과제이기도 하다.

구본형(변화경영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