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10번, 백두장사는 무려 18번이나 정상을 차지한 ‘모래판의 황제’ 이만기(인제대)교수도 못 이룬게 한가지 있다.
한라장사 최다 우승이 바로 그 것.
84년까지만 해도 몸무게가 100㎏이 되지 않아 한라급에서도 활약했던 이교수는 ‘씨름달인’ 최욱진과 ‘오뚝이’ 손상주의 거센 도전 속에 한라장사 우승은 7번 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삼익캐피탈의 김선창(28).
97년 4월 충주대회 한라급에서 우승함으로써 한라장사 최다우승 기록인 10회 우승을 이룩했던 그가 2년6개월만에 11번째 한라장사 정상에 올랐다.
김선창은 30일 산청군체육관에서 열린 99산청장사씨름대회 한라급 결승에서 남동우를 3-0으로 완파하며 11번째 타이틀을 획득한 것.4번이나 팀을 옮겨야 하는 와중에 부상을 딛고 재기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92년 경기대 3학년 때 청구에 입단한 뒤 이듬해 충무대회에서 한라급 첫 정상에 올랐던 그는 4년간 10차례나 한라장사 정상을 정복해 손상주의 9번 우승 기록을 깼다.
그러나 청구와 이어 입단한 동성이 잇따라 해체되는 바람에 상비군으로 떠도는 와중에 97년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크게 다쳐 은퇴 위기를 맞았다.
5월 창단된 삼익에서 겨우 자리를 잡은 그는 ‘연습벌레’라는 별명처럼 회복훈련에 온힘을 쏟았고 올해들어 4번의 예선탈락 끝에 마침내 한라급 정상을 되찾았다.
김선창은 “9개월된 딸 예림이에게 우승 소식을 알리게 돼 너무 기쁘다”며 “올해들어 성적이 부진해 사실 은퇴를 생각했지만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앞으로 몇년 더 뛰기로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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