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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인&아웃/끼워팔기]스타업고 새내기 슬쩍 내보내

입력 | 1999-10-31 19:59:00


한 달여 전 KBS2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의 인기코너 ‘서바이벌 미팅’의 여자 MC로 갑자기 A양이 투입된 적이 있었다.

이 ‘낙하산 인사’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 KBS의 한 오락프로의 메인MC를 관리하는 기획사 측에서 “우리 사무실에 있는 신인인데요…”라며 출연을 부탁했던 것. 이 메인 MC가 타사보다 저렴한 출연료에 나와주는 점이 부담스러웠던 방송사측은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이는 일명 ‘끼워팔기’로 불리는 관행. 메이저급 연예인과 신인의 출연을 연계시키는 것이다. ‘끼워팔기’는 연예인의 매니지먼트가 본격화된 90년 초부터 간헐적으로 있었다. 당시 최진실의 매니저였던 고 배병수씨가 ‘좌진실 우민수(최민수)’를 거느리며 ‘햇병아리’였던 가수 엄정화를 쇼프로에 출연시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런 일이 더욱 잦아져 정상적인 연예인 충원방식의 한 코스로 자리잡을 정도다. 올해 초 MBC 일일드라마 ‘보고 또 보고’에서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김지수는 이승연 소속사에 있던 신인이었다. 3년전 ‘국물이 끝내줘요’라는 CF로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김현주는 탤런트 이영애 등을 거느린 기획사에서 사무일을 보고 있었다.

가수 쪽도 만만찮다. 올해 2집으로 뜬 그룹 ‘신화’는 ‘H.O.T.’ ‘S.E.S’를 거느린 기획사에서 이들을 발판으로 밀었다. 그룹 ‘클릭B’의 배경에는 그룹 ‘핑클’이 있다. 연기자와 가수의 ‘혼합 끼워팔기’도 있는데 그룹 ‘태사자’는 탤런트 김희선이 ‘후견인’ 노릇을 한 셈이 됐다.

하지만 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신인은 기획사측에서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 불문율. KBS의 한 중견PD는 “그럴 경우 인사치례로 한 두 번 내보내고 만다”고 귀띔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