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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처리 일석이조 기대…대란說 종식-재벌개혁 매듭

입력 | 1999-11-01 20:06:00


대우그룹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플랜의 발표를 앞두고 재정경제부나 금융감독위원회는 물론 투신사 증권사 등 금융기관들도 금융대란설이 종식될 것이란 낙관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우변수가 그동안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으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논리다.

이런 가운데 재계는 대우사태 해결이 사실상 재벌개혁의 마무리를 의미하며 추가적인 재벌개혁조치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충격 최소화▼

실제로 정부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8·15경축사’이후 강화돼온 재벌개혁의 수위를 낮춰나간다는 입장이다.

▽금융대란설은 잠잠해진다〓재경부 관계자는 “대우대책은 관련 금융기관의 합의에 의해 나오는 것인 만큼 시장안정에 절대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대우관련 손실이 발표되고 이를 시현하는 과정에서 시장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이같은 시장충격을 최소화하는 정부대책이 동시에 나오는 만큼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이 대우 워크아웃플랜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한투 대투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 이번 대책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메릴린치 서울지점 김헌수(金憲洙)이사는 “대우악재는 이미 금융시장에 거의 반영이 됐다고 본다”며 “악재가 더 남아 있더라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도 안정세 지속▼

한국은행 정명창(鄭明昌)금융시장국장은 “기업의 자금수요가 없기 때문에 금리도 연말까지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안요인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한은 정국장은 “대우 워크아웃이 채권기관간 협의지연 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않을 가능성 등 불안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

재경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워크아웃플랜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이 신뢰하지 않고 10일이후 대량환매사태가 일어날 경우 금융시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재벌개혁도 사실상 마무리된다〓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앞으로 재벌개혁관련 법 개편 내용을 제도적으로 정착시켜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새로운 형태의 재벌개혁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세무조사 없어▼

국세청 관계자도 “개별기업 차원의 세무조사는 관례에 따라 이뤄지지만 한진그룹의 경우처럼 그룹차원의 세무조사는 실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 실무관계자는 “재벌개혁의 주내용인 지배구조개선, 재무구조개선, 소유구조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가 모두 취해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공정거래법 등 일부 법률을 보완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배구조개선은 관련법 제정 및 개정작업이 추진중이며 재무구조개선은 부채비율 200% 연내달성 등으로 완료될 것이라는 것. 또 소유구조개선은 상속 증여세강화 등 중장기과제에 의해 해결될 성질이라는 설명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대우사태가 한국 재벌체제에 주는 교훈은 △대마불사론(大馬不死論)의 퇴장 △정부지원불가 △총수의 황제경영 종식 △문어발식경영의 한계 △채권자 주주에게 그룹의 의미 상실 등 5가지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대우사태의 교훈과 함께 지배구조개선을 위한 각종 제도가 재벌개혁을 자연스럽게 촉진시키는 만큼 앞으로는 굳이 정부가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임규진·박현진기자〉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