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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플라자]한국다우코닝 총무팀 곽금미씨

입력 | 1999-11-02 19:48:00


“어떤 임원들은 저를 ‘곽교수님’이라고 불러줍니다.”

한국다우코닝에 3년째 근무중인 곽금미씨(26·여). 96년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다우코닝을 선택한 곽씨는 입사 직후부터 줄곧 놀라운 일만 겪어왔다.

총무팀으로 배치를 받은 곽씨에게 주어진 일은 직원들에게 교육을 실시하는 업무. 직원 각자가 자신들의 업무 가운데 핵심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업무를 파악하고 목표를 세우도록 한뒤그목표에 이르는 길을 조언해주는 일종의 컨설팅 업무였다.

곽씨는 “처음에는 팀장이 교육을 진행할 때 필요한 교재나 도구를 준비하는 일 정도만 하게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사 후 몇 달이 채 지나지않아 곽씨에게 ‘본업’이 맡겨졌다.

우선 수시로 채용되는 신입사원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는 일을 맡았다. 불과 몇개월밖에 차이가 나지않는 입사 선배이지만 곽씨는 혼자서 모든 신입사원 교육을 전담했다.

그러다 업무 영역이 차츰 넓어졌다. 지금은 일년에 10여차례 전국 다우코닝 지사와 공장을 돌며 교육을 진행한다. 만 23세때인 97년에는 태국에서 방콕 지사 임직원들을 앉혀놓고 교육을 실시했다.

곽씨의 ‘강의’를 듣는 ‘수강생’ 중에는 40∼50대 임직원들도 상당수. 곽씨는 “처음에는 ‘저런 어린애한테 뭘 배워’라는 식의 반응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들 곽씨를 ‘프로 강사’로 인정해준다.

곽씨는 또 “국내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회사 생활을 이야기하면 모두들 놀란다”고 말했다. 회사 생활 경력이 비슷한 친구들은 여전히 엄격한 위계 질서 아래 간단한 업무나 팀장의 보조 역할만 할 뿐 혼자서 책임과 권한을 갖고 일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

곽씨는 “신입사원이라고 해서 무시하는 일도 없지만 특별히 사정을 봐주는 경우도 없다”고 다우코닝의 업무 분위기를 전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나이가 많은지어린지,직급이높은지낮은지는 절대중요하게 여기지 않아요. 그 사람이 맡은 일이 무엇인지만 따져서 거기에 맞는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는거죠.”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