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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주가조작' 이익치회장 징역2년 집유3년 선고

입력 | 1999-11-03 17:55:00


서울지법 형사3단독 유철환(柳哲桓)판사는 3일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5년이 구형된 현대증권 이익치(李益治)회장에게 증권거래법 위반죄를 적용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회장은 이날 오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구속수감된 지 54일만에 풀려났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3년이 구형된 현대증권 박철재(朴喆在)상무에게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불구속기소돼 징역 1년6월이 구형된 현대전자 강석진(姜錫眞)전무에게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벌금 100억원이 구형된 법인 현대증권㈜에 대해서는 벌금 70억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회장 등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의 독자적인 투자결정에 따라 위탁관리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거래주식의 규모,주가 끌어올리기 방식 등을 감안할 때 정상적으로 허용된 주가관리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유죄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집행유예 선고 이유에 대해 “현대전자 주식이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상대적 저평가 상태였다는 점,다른 주가조작사건과는 달리 시세조종을 통한 주가상승폭이 적다는 점,주주들이 주식을 되팔아 차액을 챙기지 않은 점,이피고인이 경제위기 극복과 남북교류 확대에 기여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벌금 70억원을 선고한데 대해 “검찰 구형액 100억원과 현대증권측이 밝힌 부당이득액 58억원을 참작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9월 수사발표 당시 “현대증권이 얻은 부당이익액은 전환사채 처분이익 및 주식거래이익을 포함해 1400억원대”라고 밝혔으나 “현대증권의 대우채권보유 부담이 큰데다 높은 벌금이 선고되면 소액주주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며 벌금 100억원을 구형했다.

이회장은 지난해 5∼11월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 자금 2134억원을 끌어들인 뒤 박상무에게 지시해 현대전자 주가를 주당 1만4800원에서 최고 3만4000원대로 끌어올린 혐의로 9월 9일 검찰에 구속됐다.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