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 가창력을 지닌 여성 로커 리아(22)가 뮤지컬 무대에 선다. 11일부터 12월12일까지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되는 ‘록햄릿’. 조광화 작, 전훈 연출.
세기말 저항하는 젊음을 록음악으로 표현한 이 작품에서 두 주인공 햄릿(신성우)과 오필리어(리아)는 원작의 우유부단하거나 청순가련한 이미지를 벗어던져 버린다. 반대로 찢어진 청바지에 오토바이를 타고 거친 목소리로 노래하는 도전적인 젊은이들이다.
“제가 연기하는 오필리어는 반항적인 이미지입니다. 미칠 수 있는 ‘끼’를 가진 여성이지요.”
선왕(先王)의 유령이 원작과는 달리 오필리어의 몸을 통해 나타난다. 무당의 접신을 연상케 하는 한국적인 각색인 셈. 선왕의 영이 몸 속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오필리어는 서서히 미쳐가며 끝내 자살한다. 리아는 몸을 심하게 떨거나 쓰러지는 신들린 장면을 연습하다가 온 몸이 멍투성가 됐다.
“노래보다 더욱 격렬한 방식으로 내 감정을 표현하는 뮤지컬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리아는 이 작품의 대본을 받고 아버지와 함께 8월 한 달간 히말라야에 다녀오기도 했다.
“대자연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느낄 수 있었어요. 그 느낌을 살려 무대에서 맘껏 소리지르고 노래할 거예요.”
평일 7시반, 금토 4시 7시반, 일 2시 5시반. 2만9000∼5만원. 02―562―2600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