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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업계 3金' 경제단체장 석권

입력 | 1999-11-03 20:02:00


경제단체에 섬유업계의 ‘3김시대’가 열렸다.

김각중(金珏中) 경방회장이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대행으로 추대됨으로써 전경련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3개 주요 경제단체의 회장직을 섬유를 주축으로 하는 회사 대표들이 모두 차지했다.

김회장대행은 1919년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선생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주식회사인 경성방직을 경영했던 김용완(金容完·1904∼97년)회장의 아들.

대한상의는 화섬과 식품을 주력으로 하는 삼양사의 김상하(金相廈)명예회장이 88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경총 회장 역시 일제 때 김용주(金龍周)회장이 설립한 면방회사 전남방직의 후신인 전방의 김창성(金昌星)명예회장이 맡고 있다.

이중 김각중회장과 김창성회장의 선친은 방직회사가 한국 산업을 대표하던 60, 70년대 초반 각각 전경련과 경총 회장을 지내 부자가 똑같은 경제단체장을 지낸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김각중회장과 김상하회장이 외사촌간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김각중회장은 인촌의 막내여동생인 점효(占效)씨와 김용완 전회장 사이의 외아들이고, 김상하회장은 인촌의 바로 밑동생인 연수(秊洙)씨의 5남.

재계는 국내 섬유업계의 산 증인이자 재계 원로들이 경제단체장을 도맡은 데 대해 “재벌개혁의 와중에서 70년대 이후 부상한 대재벌들이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고사하는 바람에 생겨난 현상”이라고 평하고 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