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 의류시장 주도권을 놓고 앙숙 관계였던 서울의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이 공동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서울시와 동대문 남대문시장 상인 대표들은 3일 ‘남대문 동대문 패션상권발전 협의회’를 구성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협의회는 우선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내년 하반기중 패션디자인지원센터를 설치, 두 시장을 대표하는 공동브랜드를 개발하고 일본 러시아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중저가 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또 분기별로 모임을 열어 국내 패션정보를 분석하고 상호 발전 전략을 논의하기로 약속했다.
그동안 남대문(상가 1만7000여개)과 동대문시장(2만여개)간의 경쟁은 치열했다. 지방 상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가 개점시간을 서로 앞당기는가 하면 상대 시장에서 나온 상품을 유사하게 모방해 만드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최근 동대문일대에 두산타워 밀리오레 등 대형 의류매장이 속속 등장하면서 남대문 상인들이 동대문 일대로 빠져나감에 따라 두 상권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양측 상인들 사이에서 “백화점 할인점 등에 내수 시장을 계속 잠식당해 재래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재래시장끼리의 무한경쟁은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공생을 위한 접촉이 시작된 것.
서울시도 두 시장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상태. 시는 우선 두 시장 주변의 교통혼잡을 개선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중 주차장과 화물 하역작업구역등을설치할 계획이다.
서울시 강홍빈(康泓彬)행정1부시장은 “전국 의류유통 물량의 30%를 소화하고 있는 남대문 동대문 시장을 서울의 대표적인 쇼핑 관광명소로 육성할 방침”이라며 “두 시장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