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박재관 지음/중명 펴냄/304쪽 1만2000원▼
《저자는 부산매일신문 기자로 ‘나의 비망록’ ‘사람의 고향’ ‘비석’ 등 여러 기획물을 연재했다.》
“일생을 살면서 한 가지 일에 통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전통을 평생 부둥켜 안고 지키며 각인하는 ‘장이’로 남아있기란 더더욱 그렇다.”
탈 나전장 징에서 먹 목탁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멋과 혼을 이어온 영남지역 장인(匠人) 33명을 찾은 인물기행. 평생을 한 작업에 매달렸으나 인정받지 못해온 삶들은 때로 가슴을 아프게 하지만 흥미진진한 제작과정이 줄곧 시선을 끌어당긴다.
‘목탁 속을 어떻게 파냈을까.’ 누구나 가질 법한 의문. 비좁은 구멍 속에 골칼을 집어넣어 오로지 손의 감각으로 파낸다. 길게는 한달씩 걸린다. 재료 준비 과정도 까다롭다. 살구나무를 토막내 3년간 논에 묻어 진을 뺀다. 진을 빼지 않으면 갈라지거나 터진다. 진을 뺀 나무는 소금물에 넣고 한나절을 삶는다. 벌레를 막기 위함이다. 응달에서 석달을 말린다. 활 만들기는 또 어떤가. 재료만 6가지. 수십 가지 도구로 400가지 공정을 거친다. 소의 등힘줄 400가닥을 붙이는데, 1가닥만 끊어져도 활이 부러진다…. 호남지역 장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2권도 출간예정.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