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무침이 아직 따끈따끈한데 할머니들이 좋아하시겠어.”
“자, 식기 전에 빨리 빨리 전해드리자고.”
4일 오후 2시경 서울 양천구 신정7동 한사랑교회 마당. 개인택시 기사 6명이 택시 트렁크에 밑반찬을 가득 실었다.
이 밑반찬은 신월종합사회복지관 자원봉사자들이 양천구 관내 무의탁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이 살고 있는 60여 가정에 나눠주려고 만든 것.
택시기사들은 이 밑반찬을 택시에 싣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직접 전달해 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 택시기사는 양천구에 등록된 개인택시 모범운전자들의 모임인 양천모범운전자회(회장 송일섭·宋一燮·56) 회원. 이들은 3년째 교대로 매주 목요일 택시영업을 쉬면서 이같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맨밥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무의탁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기 위해 복지관에서 밑반찬을 장만해도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배달봉사’에 나섰습니다.”
송회장은 “반찬을 배달하고 나면 차에서 냄새가 나는 등 어려운 점도 많지만 ‘배달택시’를 손꼽아 기다리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기꺼이 달동네를 누비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모범운전자회 회원들의 봉사활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450명의 회원들이 2년 전부터 매일 1명씩 교대로 양천구 한빛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만든 점심을 무의탁노인가정 등에 배달해 주고 있다.
이들은 또 양천구에 거주하는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영세가정의 노인이 전화를 하면 즉각 달려가 목적지까지 무료로 택시를 태워주고 있다.
양천모범운전자회는 이같은 봉사활동으로 지난주에 있은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주최 자원봉사자대축제에서 우수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02―651―3828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