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똑똑한 대통령’의 면모를 톡톡히 과시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최근 시카고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 원’ 안에서 호기심 많은 한 기자로부터 복잡한 계산문제를 테스트받았다. 이 기자는 오이 3개의 무게를 1파운드로 가정하고 오이 한 개에서 피클 20조각을 만든다면 오이 320만개로 몇 조각의 피클을 만들 수 있겠느냐고 클린턴에게 물었다. 그는 클린턴이 앞서 버거킹 납품업자들이 미시시피 삼각주 채소재배업자로부터 320만파운드의 오이를 구입하기로 한 사실을 발표한 것을 상기하고 이같은 질문을 던졌다.
클린턴은 즉석에서 계산기도 없이 30초 만에 “1억9200만 조각”이라고 정답을 내놓았다.
클린턴은 한술 더 떠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대통령과 함께 검산을 마쳤고 그도 내 계산과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한 TV에 출연했다가 체첸의 최고 지도자 이름을 대지 못해 망신을 당한 것을 빗댄 것.
클린턴은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도 출연, “부시주지사는 하루빨리 세계 분쟁지역의 지도자 이름을 배워야 할 것”이라며 따끔한 훈수를 하기도 했다.
〈김태윤기자〉 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