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부론(32)은 2년 전 어머니의 생일선물을 사기 위해 뉴욕과 보스턴에 있는 화랑 수십 군데를 방문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미국 화가가 그린 꽃그림이었다. 그녀는 그림 값으로 약 4000달러를 쓸 예정이었다.
그러나 화랑사람들은 그녀에게 “그렇게 예술작품을 사서는 안 된다”면서 “예술작품을 보는 순간 작품이 당신에게 말을 걸 때 그 그림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그녀는 원하는 그림을 사지 못했다. 그러나 대신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1998년 3월에 예술작품의 온라인 판매업을 시작했다.
▼ 10여개 사이트 운영중 ▼
뉴욕에 있는 부론의 사무실에는 아프리카 중국 러시아 등의 화가들이 그린 그림이 걸려 있고 컴퓨터가 놓여 있다.
부론은 이 사무실에서 자신의 웹사이트(Paintings Direct.com)를 항해한다. 거기에는 그녀의 사무실에 걸려 있는 그림뿐만 아니라 수천 점의 오리지널 예술작품 사진이 실려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판매용이며 고객은 화가 이름 화풍 가격 크기 등 10가지 기준에 의해 자기가 원하는 그림을 찾아볼 수 있다. 또는 꽃 꽃병 부케 등 자신이 원하는 그림의 주제와 관련된 단어들을 통해서도 그림을 찾아볼 수 있다.
컴퓨터를 통한 예술작품 판매업은 요즘 들어 갑자기 확고하게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현재 예술작품을 판매하고 있는 사이트는 10개쯤 되는데, 그중 대부분이 지난 몇 달 사이에 생긴 것이다.
이런 사이트들이 갑자기 늘어나자 예술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림의 구매자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얼마나 취해지고 있는지도 알 수 없고, 이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그림이 과연 예술이라고 부를만한 것인지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소더비·크리스티도 개설 ▼
그러나 이 새로운 사업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소더비는 아마존. 콤과 합작으로 올해 말에 자사의 사이트에서 경매를 열 예정이다. 크리스티 역시 내년 초에 1000달러에서 1만달러 사이의 작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경매를 열 예정이다.
예술작품을 판매하는 사이트들은 대략 세 종류로 나뉜다. 첫 번째 부류는 아트.콤(www.art.com), 베어월스.콤(www.barewalls.com)처럼 대량생산된 포스터 판화 복제품 등을 파는 곳이다.
두 번째 부류는 소더비나 크리스티 같은 전통있는 경매 회사의 사이트와 아트네트. 콤(Artnet.com)처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예술작품들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사이트들이다. 컴퓨터를 통한 예술작품 구매의 매력이 가장 놀랍게 드러나는 곳이 바로 이런 사이트들이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많은 예술계 인사들은 이런 사이트가 결코 등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었다.
▼ 경매시장에 큰 변화 예고 ▼
예술계의 태도가 이처럼 변하게 된 것은 소더비가 1월에 온라인 경매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발표를 한 이후부터였다.
화랑업계에서 35년간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며 아트네트. 콤의 설립자인 한스 노이렌도르프는 “예술 시장은 인터넷으로 인해 그 어떤 시장보다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온라인을 통한 예술작품 판매 사이트의 세 번째 부류는 부론의 사이트처럼 저렴한 가격의 오리지널 예술작품을 파는 곳들이다. 이들은 대개 무명 예술가나 신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취급한다. 부론의 사이트에서 팔린 그림의 평균 가격은 600달러였으며 가장 싼 그림은 40달러였다.
부론은 자신의 사이트에서 그림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60%가 생전 처음으로 오리지널 그림을 구입하는 사람들이라면서 그림 가격이 저렴한 것이 그들을 끌어들이는 이유 중의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tech/99/11/circuits/articles/04/art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