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의원은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의 출처와 관련, “휴대전화는 5대기업의 베이징(北京) 현지법인 소유로 통화내역도 그 법인에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의원은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엄명 때문에 회사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의원의 베이징 방문을 수행한 구범회(具凡會)부대변인은 “삼성 현대 대우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의원도 “LG나 SK 중 하나라고 보면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이의원이 문기자의 통화내역을 얻게 된 것은 2일 베이징으로 떠나기전 연합뉴스 베이징특파원 출신인 구부대변인이 문기자의 휴대전화 번호와 그 전화요금을 대기업에서 내주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의원 일행은 이 정보를 토대로 현지법인 관계자로부터 전화번호와 통화시간 전화요금 등이 명시된 요금청구서(중국전화국 발행)를 입수할 수 있었다.
이의원이 당초 고도원(高道源)대통령연설담당비서관 대신 다른 비서관을 통화당사자로 지목한 것도 전화번호만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이의원이 이 번호의 확인을 요청한 당 사무총장실에서 비슷한 번호의 다른 비서관실로 확인해주었다는 것. 이 때문에 이의원은 뒤늦게 이를 정정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의원은 “요금청구서는 비밀이 아니어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다”면서 “현행 세법상 법인은 전화통화내역이 나와 있는 요금청구서를 보관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법인이 휴대전화 요금의 대납을 자청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누군가 내도록 압력을 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LG-SK "전화료 대납 없었다"▼
LG그룹은 이에 대해 “현지법인이 문기자에게 법인명의의 휴대전화를 빌려주고 전화요금을 대신 물어줄 이유가 없으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개인적 친분으로 잠깐 빌려줄 수는 있기 때문에 월요일 현지로 정확히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SK그룹도 “SK텔레콤은 중국에 현지법인이 없고 SK상사가 법인을 갖고 있지만 문기자의 전화요금을 물어준 일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