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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밀레니엄 뉴 라이프]혼혈결혼 급증

입력 | 1999-11-08 19:16:00


미국의 골프 스타 타이거 우즈는 농담 삼아자신을 ‘캐블리네시안(Cablinasian)’이라고 부른다.

중국인(Chinese) 흑인(black) 아메리칸 인디언(Indian) 아시아인(Asian·태국인)의 피가 섞였다는 뜻.

다른 인종 사이의 결혼이 늘어나면서 우즈처럼 복잡한 혈통을 지닌 혼혈인이 ‘제4의 인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열 쌍 가운데 한 쌍꼴로 이(異)인종간 결혼이 이루어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신생아 6명 중 1명이 혼혈아다.

▼백인 '소수인종' 전락▼

캘리포니아는 앞으로 5년내에 백인이 ‘소수인종’으로 전락하는 첫번째 주가 될 전망이라고 미국 일간지 휴스턴크로니클이 전망했다. 2050년에는 유색인종이 국민의 절반을 넘어 미국의 대표적 ‘얼굴색’이 바뀔 것이라고 미국 인구통계국은 내다봤다.

이미 미국에서는 히스패닉의 33% 이상, 아메리칸 인디언의 70% 이상이 백인과 결혼한다. 아시아인은 여성의 45%, 남성의 36%가 백인과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인종간 결혼은 당연히 혼혈인구의 급증으로 이어진다. 70년 50만명이었던 미국의 혼혈인은 90년에 200만명을 넘어섰다. 2050년에는 미국 인구 5명 중 1명은 혼혈인이 될 전망이다.

혼혈인구가 늘어나자 미국 인구통계국은 새로운 인종분류법을 도입했다. 지금까지는 △백인 △흑인 △아시아계 △히스패닉 △기타로만 대별해 왔으나 2000년에 실시할 조사에서는 가계(家系)를 모두 표시토록 한 것. 미 인구통계국 로드릭 해리슨 연구원은 “결혼은 타인과 맺을 수 있는 가장 밀접한 관계 형태인 만큼 이인종간 결혼율은 사회 동화를 측정할 수 있는 주요 지표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인종혐오범죄 우려도▼

그러나 유색인종의 증가는 백인의 위기의식을 자극해 인종혐오범죄 증가 같은 현상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최근 미국 ABC방송의 여론조사에서도 새 밀레니엄에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로 ‘인종차별과 증오범죄’가 꼽혔다.

이에 대해 일간지 휴스턴크로니클은 “다인종사회의 갈등을 해결할 화해의 열쇠는 결국 복합문화 출신인 혼혈인구가 쥐게 될 것”고 전망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