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한일슈퍼게임에 참가한 한국 프로야구 스타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에서 ‘야구깨나 한다’ 하는 선수가 모두 참가했지만 1,2차전을 통해 벌써부터 ‘국내용’과 ‘국제용’이 확실하게 드러난 것.
‘국제용’으로 꼽힌 선수는 박재홍(현대)과 진필중(두산).
작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와 9월 시드니올림픽 예선전에서 크게 활약한 박재홍은 이번 슈퍼게임에서도 믿음직스럽다. 2경기에 나가 6타수 3안타로 가장 많은 안타를 뽑아냈다.
특히 3안타는 모두 방망이 중심에 맞아 총알같이 날아간 직선타구였고 그 중 2개는 외야수 키를 넘기는 2루타였다.
박재홍은 타석의 맨 앞자리에서 일본투수들의 볼이 변화하기 전에 공략하는 스타일인데다 바깥쪽을 결대로 밀어칠 줄 아는 능력을 제대로 갖췄다.
52세이브포인트를 거둔 ‘구원왕’ 진필중은 슈퍼게임에 출전한 국내 투수 가운데 구질이 단연 돋보인다. 공이 빠른데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볼끝이 살아 있어 타자들이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7일 구원으로등판한2차전에서 일본타자들은진필중의 144∼147㎞대 스피드에 완전히 눌렸다. 2와 3분의 1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
호시노감독(주니치 드래건스)은 경기가 끝난 뒤 “포크볼만 갖추면 완벽한 투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용’으로 분류된 선수는 마해영(롯데) 양준혁(해태) 김동주(두산) 등 ‘파워 타자’들.
2경기에서 마해영과 양준혁은 3타수 무안타, 김동주는 5타수 1안타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제대로 투수의 공을 맞힌 타구는 단 한개도 없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힘만 앞세운 배팅을 구사한다는 것. 방망이를 길게 잡고 한방을 노리는 타격으로 일관하다 보니 국내보다 한수 위인 일본투수들의 각이 큰 변화구에 속수무책이었다.
〈후쿠오카〓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