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이 된 한국프로야구와 63년 전통의 일본프로야구의 차이점은 뭘까.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세기(細技)’라고 할 수 있다.
타자의 방망이 파워와 투수의 스피드를 야구선수가 갖춰야 할 ‘하드웨어’라면 변화구와 제구력, 수읽기 등은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중시하는 일본야구는 이 ‘소프트웨어’쪽에 강점을 보인다.
상대투수의 버릇이나 습관, 투구 패턴을 파악한다든가 타자의 약점을 분석하는 일에는 일본야구를 못따라간다.
이종범(주니치 드래건스)은 “일본에선 매일 경기가 끝나면 구단에서 엄청나게 많은 자료를 가져다 준다. 그걸 공부하지 않으면 다음에 똑같은 투수를 만났을때 안타를 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투수든 타자든 상대를 연구하는 데에는 이력이 난 게 일본선수들이다.
2차전에서 한국 선발 문동환(롯데)은 3회에 무너졌고 두번째 등판한 송진우(한화)는 5회에 난타당했다.
김인식감독(두산)은 “일본타자들은 타순이 한바퀴만 돌면 투수들의 구질과 투구패턴을 완전히 파악한다”며 혀를 내두른다.
투수들의 경우엔 스피드보다 공의 변화와 제구력이 뛰어나다.
1차전에서 선보인 센트럴리그 MVP 노구치(주니치)가 대표적인 투수. 직구 스피드가 빨라야 142㎞였지만 자신이 마음먹은 쪽으로 정확하게 집어넣었다.
게다가 ‘스트라이크같은 볼’과 ‘볼같은 스트라이크’로 타자들을 현혹시킨다.
1차전 패배뒤 이희수감독(한화)은 “타자들이 볼에 자꾸 손이 나가 졌다”고 말했지만 타자들의 눈에 볼이 스트라이크로 보이는 것도 실력차일 수밖에 없다.
〈후쿠오카〓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