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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만년 2인자' 김무교, 라켓 바꾼뒤 5년만에 정상

입력 | 1999-11-08 19:17:00


김무교(24·대한항공)는 국내 여자 탁구의 ‘만년 2인자’로 통했던 선수. 여자 선수로서는 보기 드물게 왼손 파워드라이브를 주무기로 하는 김무교는 국제 대회에서는 간간이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국내에서는 박해정 유지혜(이상 삼성생명) 등에게 번번이 밀려왔던 것이 사실. 94년 회장배 대회에서 우승한 게 유일한 우승 경력이었다.

그러나 6일 막을 내린 실업연맹전에서 김무교는 5년만에 정상에 오르며 ‘뒤늦은 전성기’를 예고했다.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단식 무패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최강자의 자리를 차지한 것.

김무교의 우승 비결은 새 라켓을 통한 변신. 김무교는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15년간 사용해 온 ‘게르게리’라켓을 버리고 지난달 ‘클린필드’라켓으로 바꿨다. 게르게리가 공에 힘을 실어주는 제품인데 비해 클린필드는 힘은 떨어지는 대신 기술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라켓.

힘으로 밀어붙이는 탁구로는 한계가 있다는 윤상문 대표팀 감독의 권유때문이었지만 정작 ‘결단’을 내리기는 힘들었다. 자칫 플레이 스타일을 망칠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두달이 넘게 고심한 끝에 ‘모험’을 택한 김무교는 결국 성공을 거뒀다. 떨어진 드라이브의 스피드를 정교한 코너워크로 만회한 것이 오히려 상대에게 위협이 됐던 것.

5년만의 우승으로 한껏 자신감에 찬 김무교는 프랑스, 스웨덴오픈에 잇따라 출전하기 위해 9일 출국한다. 김무교는 “외국의 강호들과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며 여유있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