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베를린장벽 붕괴 당시 동독 공산당 서기장으로서 동독을 탈출하려는 국민을 사살하도록 명령한 혐의로 기소됐던 에곤 크렌츠(62)에게 6년6개월의 징역형이 최종확정됐다.
베를린장벽 붕괴 10주년을 하루 앞둔 8일 독일 연방최고법원은 크렌츠의 상고를 기각하고 1심대로 이같이 선고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최고법원은 또 크렌츠와 함께 상고한 전 공산당 정치국원 귄터 샤보브스키(70)와 귄터 클라이버(68) 등에게도 각각 3년의 징역형을 확정했다.
크렌츠는 97년 8월 베를린 법원에서 6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상고했다. 그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크렌츠 등은 이제 교도소로 가게 됐다.
크렌츠는 재판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단죄는 독일 기본법(헌법) 제103조의 ‘소급입법 금지 규정’에 위배된다며 스스로를 ‘냉전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는 89년 10월18일부터 44일 동안 공산당 서기장으로 일하다 실각했다.
그는 90년 10월 독일통일 이후에는 TV출연료와 동독정권의 붕괴과정을 그린 책의 인세 및 연금 등으로 호화주택에서 풍족하게 살아왔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