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맹주(盟主)’를 자처해온 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는 9일 수원집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지역구인 포천에서 농촌후계자모임 등 ‘오래전부터 계획된 행사’가 있다는 게 이전부총재측 설명.
그러나 이전부총재의 불참을 보는 이회창(李會昌)총재측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
9일 오전 당 지도부는 경기도지부(지부장 전용원·田瑢源)측이 경기도 각 지구당에 전화를 걸어 “당원 수송을 위해 대형버스를 동원하지 말고 소형승합차를 이용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흥분했다. “대형버스를 동원하지 말라는 선관위의 경고가 있었다”는 게 도지부측의 설명이지만 ‘버스동원 금지령’에 이전부총재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전부총재측은 “지역구 행사에도 불구하고 일부 당원들을 버스에 실어 수원집회로 보냈다”며 펄쩍 뛴다. 이전부총재의 한 측근은 “경기도 행사를 하면서 이전부총재의 연설을 배제, 경기의 맹주를 경기의 핫바지로 만들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이총재측은 “중진들을 배제하고 초 재선 중심으로 연설을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두 진영 사이의 감정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는 느낌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