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과 목동 쓰레기소각장은 행정당국의 잘못된 계획에 의해 건설된 쓰레기소각장이 얼마나 많은 예산을 낭비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루 쓰레기처리량이 각각 800t과 400t 규모인 상계동과 목동 소각장 건설에 투입된 예산은 각각 743억원과 316억원.
지난해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상계동과 목동 소각장의 가동률은 각각 29%와 59%선. 시설용량의 10%를 예비시설로 감안하더라도 각각 60%와 30% 정도가 사용하지 않는 유휴시설인 셈이다. 이를 건설비용에 대입해보면 540억원 정도가 유휴시설에 낭비된 것.
이들 소각장의 예산낭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당초 소폭의 흑자 운영을 목표로 했던 상계동과 목동 소각장은 가동에 들어간 96년과 97년 이후 지난해까지 각각 74억여원과 80여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소각시설 가동시 발생하는 열을 지역난방회사에 팔아 운영하려던 당초 계획과 달리 가동률 저조로 열판매수입이 감소해 생긴 적자가 대부분으로 그만큼 시민의 혈세가 추가로 낭비된 셈.
전문가와 서울시 관계자는 “소각시설이 정상적으로 가동됐더라면 충분히 적자를 메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협의회가 소각시설 운영비에서 감가상각비 등을 포함,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소각장의 t당 소각처리비용은 1.7∼2배로 늘어나 이들 소각장의 누적적자액은 지난해까지 모두 250억여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경실련 예산감시위원회 전병화(田柄華)부국장은 “앞으로도 이들 소각시설의 가동연한인 10여년 동안은 운영적자를 메우기 위해 예산이 계속 추가로 투입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건설될 소각장의 시설용량을 면밀히 재검토하지 않으면 기존 소각장과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