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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債 환매 '대란' 없었다…첫날 2조3458억 그쳐

입력 | 1999-11-10 23:13:00


개인 및 일반법인이 보유중인 대우채에 대해 원금의 80%를 돌려받게 된 첫날인 10일 평소보다 3배 가량 많은 환매가 일어났지만 우려할 만큼의 대량 환매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대우 현대 삼성 LG증권과 한국 대한 현대투신 등 주요 7대 판매사에 대한 환매 지급액을 집계한 결과 오후 3시 현재 지급액은 2조3458억원. 이는 최근 1주일 하루 평균 지급액 7290억원의 3배 규모다.

환매확대 첫날인만큼 그동안 참아왔던 일반법인과 개인의 환매 요청이 집중된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주가 한때 950 돌파▼

특히 환매자금 중 적지 않은 부분이 증권 투신창구에서 하이일드펀드 등 신상품으로 재유입되고 있어 순환매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증권 투신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주식시장에선 장중 한때 종합주가지수 950선을 돌파하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전날 종가보다 4.70포인트 하락한 938.76으로 장을 마감했다.

▽창구 표정〓일부 투신사와 증권사에는 오전 10시부터 30여분 동안 수백억원대의 환매 요청이 쇄도해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으나 이후 환매 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환매고객은 운영자금이 필요한 일반법인과 가계자금 수익증권담보대출 상환자금 등 급전이 필요한 개인 등이 주류를 이뤘다는 것이 창구 관계자들의 전언.

▼2월환매 부담 늘듯▼

대한투신 관계자는 “평일보다 20∼30% 많은 고객이 찾아왔는데 이중 환매와 관련한 재테크 상담을 하러 온 사람들이 적지 않았고 내방객 수는 오후 들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한국투신 권오경(權五敬)마케팅팀장은 “이날 환매규모는 4370억원으로 이중 850억원으로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환매확대를 기다렸다가 창구에 나온 고객이 대부분이라서 환매자금을 다른 상품으로 끌어들이기보다는 돈을 신속히 내주는 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환매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자 금융시장 주변에서는 “이번에 적정한 수준의 환매가 이뤄져야 내년 2월의 95% 환매때 부담을 덜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상당액 신상품 유입▼

▽환매자금 재유입〓돈을 찾은 고객 중 상당수가 창구 직원의 권유에 따라 주식형 펀드나 하이일드펀드로 자금을 옮기는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대한투신 관계자는 “5680억원 가량 환매됐으나 3300억원 가량이 하이일드펀드 등으로 재흡수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금감원 수익증권 환매대책반의 심형구(沈亨求)자산운용감독국장은 “고객이 찾아간 돈 가운데 상당 금액이 투신 신상품 등으로 재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진·이철용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