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제품의 상징인 소니의 ‘워크맨’이 올해로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워크맨은 지난해까지 1억6000만대가 팔려나간 세계적인 대히트 상품이지만 탄생은 아주 우연했다.
재생 기능만 있는 녹음기인 워크맨은 소니의 공동 창업자인 이부카 마사루(井深大)의 “혼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소형 녹음기를 만들어보라”는 지시에서 비롯됐다.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니던 그는 비행기 안에서 음악을 듣기위해 휴대용 녹음기와 헤드폰을 가지고 다녔지만 너무 무거워서 불편했던 것.
이 제품을 본 소니의 공동회장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는 무릎을 쳤다. 그의 귀신같은 사업 감각이 번뜩였던 것.
모리타는 이듬해 “녹음기능이 필요없고 헤드폰이 부착된 재생전용기기를 상품화하라”고 지시했고 직원들은 곧 제품을 만들어냈다. ‘걸어다니며 음악을 듣는다’는 뜻에서 워크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젊은이들로 북적대는 전자제품 거리 아키하바라에서 주문이 몰려들었다.
6개월 뒤 소니측은 해외 판매에 나섰고 워크맨은 곧 전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