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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명브랜드]외국가전품 '3국지 양상'

입력 | 1999-11-11 00:59:00


국내 가전시장이 대리점 위주에서 양판점 위주로 바뀌면서 외국 가전업계의 한국시장 공략이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가전시장은 삼성 LG 대우 등 가전3사의 대리점 체제가 워낙 굳건해 외국업계가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온 게 사실.

그러나 모든 브랜드를 한 곳에서 판매하는 양판점과 할인점이 최근 크게 늘면서 외국업체들은 시장을 넓힐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미국(백색가전) 일본(오디오비디오) 유럽(소형 가전)업계는 각각 경쟁력이 있는 제품군과 앞선 브랜드 파워,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대형TV-캠코더 수입 폭발적 증가▼

▽AV의 천국, 일본〓소니 산요 도시바 샤프 미쓰비시 등 쟁쟁한 일본 가전업체들은 전통적으로 오디오비디오(AV) 제품에 강하다.특히 지난해 소형TV, 올초 캠코더에 이어 6월말 25인치 이상 대형TV 등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 제도가 해제되면서 일본제품이 물밀듯 밀려올 태세다.

TV시장의 경우 현재 외국 브랜드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5∼10%. 그러나 일본 업계가 완전평면TV와 와이드TV 등 다양한 제품으로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할 경우 한바탕 회오리가 일어날 공산이 크다. 브랜드와 기술력에서 국내업계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 캠코더의 경우 7,8월 두달간 234만1000달러 가량이 일본에서 수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6배 증가한 수치.

▼필립스중심 전기다리미-면도기 강세▼

▽소형가전의 명가, 유럽〓전세계 소형가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필립스 브라운 몰리넥스 세브(SEB) 등 유럽 가전업계도 올들어 국내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필립스와 독일의 브라운은 국내 시장에서 이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업체들. 필립스는 전기다리미와 커피메이커를 중심으로, 브라운은 면도기와 전동칫솔 등을 내세워 유럽산 소형가전을 대표해왔다.

프랑스의 SEB는 가스압력솥과 가스프라이팬 등 가스 주방기기에 이어 최근 전기다리미 전기튀김기 등 전기 주방기기를 추가해 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역시 프랑스 업체인 몰리넥스도 주서믹서 3개 모델을 한국시장에 선보이며 주방가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GE 한때 양문형냉장고 시장 독식▼

▽백색가전의 대명사, 미국〓미국 가전업계의 선봉장은 가전의 대명사 GE. 국내에선 ‘백색가전’을 통해 수입 판매된다. GE는 97년 6월 삼성전자가 지펠을 선보이기 전까지 한해 6만∼7만대의 국내 양문형 냉장고 시장을 거의 100% 독식해왔다.

GE는 철저한 아웃소싱 전략으로 전세계 백색가전 시장을 장악해온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 그러나 나름대로 가전산업을 키워온 한국과 일본에선 토종기업에 밀려 수세를 보여왔다.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이 주력인 월풀도 국내 수입선인 두산상사를 내세워 국내 시장에 진출해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