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걸러야 했을까.
8―8 동점인 9회 일본공격. 2사 2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4번 마쓰이가 들어서자 한국팀 벤치에서 고의볼넷 사인이 나왔다.
포수 김동수가 일어선 채 4개의 볼을 받자 관중들은 일제히 야유를 퍼부었고 마쓰이는 찜찜한 표정으로 걸어나갔다.
한국은 마쓰이를 내보낸 뒤 5번 가네모토를 뜬공으로 잡아 결국 무승부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물론 타이틀이 걸린 정규시즌 게임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고의 볼넷은 충분히 이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일슈퍼게임은 양국 프로야구의 우의를 다지는 친선경기.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팬들도 이 상황에서 마쓰이의 타격과 이를 막아내는 한국팀의 모습을 보고 싶어 했을 게 분명하다.
이날 일본투수들은 한국의 홈런왕 이승엽과 정면 승부를 벌였다. 4차전 지휘봉을 잡은 서정환감독은 “마쓰이가 너무 잘 때렸기 때문에 최소 무승부라도 가기 위해 사인을 냈다”고 했다.
무승부 결과만 놓고 과연 한국이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도쿄〓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