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론으로부터 ‘개혁이 미진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사실상의 ‘대(對)국민 사과’의사를 밝혔다.
김각중(金珏中)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대행은 1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30여년간 기업활동에서 (재계가) 잘한 것은 계속 살려 나가되 실수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회장대행은 또 별도의 취임 인사말에서 “대기업이 비판받는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이를 겸허히 수용해 글로벌 시대에 부합하는 경영투명성, 경영윤리를 확립하는 등 경영선진화에 매진하자”고 재계에 촉구했다.
그러나 그는 ‘잘못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전경련 관계자는 “김회장대행과 다른 기업관을 가진 최고경영자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날 사과발언이 재계의사를 대변했다고 보기는어려울것”이라고말했다.
김회장대행은 정치권에 대해선 ‘기업에 대한 따뜻한 시각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제하고 “기업이 경제활성화에 진력하도록 정치 및 사회안정을 기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회의에서는 ‘부채비율 200% 이내 감축’정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사무국이 마련한 건의안을 정부에 전달키로 했다.
건의안 초안에는 △현 부채비율 산정기준을 유지하되 올해말로 정해진 시한을 1년 연장하거나 △시한을 유지하되 업종별로 예외를 인정해주는 방안이 담겨있다.
회장단은 전경련 운영 및 조직의 개편을 위해 발족하기로 한 ‘개혁특별위’를 ‘발전위’로 개칭하고 김회장대행이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박래정·박정훈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