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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어디로 가나]옐친 후계자들

입력 | 1999-11-11 19:50:0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10월 20일 전폭기를 타고 러시아군이 맹공을 퍼붓고 있는 체첸 상공을 둘러봤다. 이 소식은 이날 러시아 전역에 즉각 알려졌다.

4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안드레이 사하로프박사의 부인 옐레나여사는 이를 가리켜 “1차 체첸전쟁이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재집권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 전쟁은 푸틴의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러시아 전역이 12월19일 총선과 내년 7월 대선을 향해 달아오르고 있다. 각당의 대표주자들은 포스트 옐친 시대의 주역이 되기 위해 세력 확장에여념이 없다.

현재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은 푸틴총리. 옐친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된 푸틴은 체첸전쟁을 주도하면서 인기가 수직상승하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비상대책장관은 10월 옐친 계열 정치인들을 끌어모아 연합당을 창당하고 푸틴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세몰이를 계속중이다.

▼주가노프도 유력▼

이밖에 제1당인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당수를 비롯해 △조국―모든러시아당의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총리와 유리 루슈코프 모스크바시장 △야블로코당의 그레고리 야블린스키 당수와 세르게이 스테파신 전총리 △우리집러시아당의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전총리 △알렉산더 레베드 크라스노야르스크주지사 등이 대권의 꿈을 꾸고 있다.

이들 중 주가노프와 프리마코프가 가장 유력한 푸틴의 경쟁상대. 95년 대선에서 옐친에 석패한 주가노프는 내년 대선도 결선투표까지 갈 것으로 보고 우선 총선에서 최대한 압승해 대선에서 결판을 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프리마코프는 총리 재임시 얻은 국민적 신망과 8월 조국―모든러시아당이 자신을 전국구 1번으로 추대한 사실을 가장 큰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짝짓기가 승부 열쇠▼

그러나 푸틴 주가노프 프리마코프 중 누구도 내년 대선 1차투표에서 과반수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이들과 다른 대선 주자의 짝짓기가 대권의 향방을 결정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러시아 관측통들은 내다보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