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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화제]마광수교수 신간 '인간'서 개인의 자유 주장

입력 | 1999-11-12 18:29:00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다. 사실 동물과 별반 다른 점도 없다.

인간이 제대로 느끼는 행복이란 순간적이고 육체적인 행복감 뿐이다. 그런데도 인간만이 성적 죄의식에 시달린다. 이제껏 인간의 역사는 발전한 적이 없으므로 앞으로 역사에 기대할 것도 없다.’

마광수(48·연세대 국문과 교수)의 새 책 ‘인간’(해냄)의 주요 내용이다. 95년 ‘운명’, 97년 ‘성애론’ 등 그가 탐구해온 ‘인간론 3부작’의 완결편.

“3권 전체를 통한 주제는 ‘개인의 자유’예요. 인간이란 상상과 고독을 사랑하는 개인적 존재죠. 그런데 권력자들은 그런 개인의 쾌락을 박탈하며 은근한 가학(加虐)까지 즐겨왔어요. ‘인간’은 권력에 대한 개인의 해방, 정신에 대한 육체의 해방을 ‘소리높여 외친’ 책입니다.”

그는 최근 ‘서갑숙 사태’가 법정으로 가지 않고 해결돼 다행이지만, 개인의 상상력에 개입하려는 권력의 의지를 볼 때마다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관능적 행복’의 해방선언 못지 않게 그가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룬 주제는 ‘상징과 언어’. 그는 책에서 ‘인간은 문자에 의한 간접경험 때문에 생각의 독립성을 봉쇄당하고 있다’며 ‘언어가 인간의 생각과 판단을 잘못 전달하지 않는지 계속해 회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학문적으로 내가 천착해온 주제들은 카타르시스와 상징입니다. 육체와 관능의 중요성을 역설한 점만 부각되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은 겁니다. 오랫동안 연구해온 ‘상징과 왜곡’의 문제를 가능한 한 쉬운 말로 풀어 보았지요.”

그에게 “혼자 지내는 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데…”라고 묻자 “시간도 부족하고 나이도 많아져 이제는 더욱더 상상력을 통한 만족에 가까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추리소설 작가가 살인을 해야만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요.”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