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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 투자 포인트]"실적보다 사람-잠재력 중요"

입력 | 1999-11-14 18:49:00


벤처기업 ㈜네트워크&크리에이티브의 구홍표사장(38)은 요즘 신바람이 난다.

전화와 인터넷으로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집까지 배달해주는 ‘법원콜센터(02―599―9999)’사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데다 이달초 벤처캐피털 한국기술투자로부터 5억원의 사업자금을 유치했기 때문.

구사장은 97년 ‘등기부등본을 전화로 신청해놓고 찾아가지 않는 경우가 연간 250만통이나 된다’는 뉴스를 듣고 사업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등기부등본 발급대행과 배달사업. 구사장은 한국IBM에서 근무하던 후배와 상의, 은행온라인과 신용카드로 수수료를 선납하는 시스템을 법원행정처에 제안해 사업권을 따냈다.

지난해 11월 서울지법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청주지법 수원지법 인천지법에도 서비스를 제공, 올해 9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게 됐다.

한국기술투자의 양종하전무는 이 회사에 투자하게 된 이유에 대해 “실적도 좋지만 회사의 인적구성과 시장잠재력이 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영-기술진 조화 중요▼

▽경영진과 기술진〓투자후보를 조사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기업의 ‘사람’이다. 지금은 실적이 미미하더라도 경영진과 기술진이 훌륭하면 일단 눈여겨본다.

경영자가 관련업계에 인적(人的)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시장 돌아가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지, 독불장군처럼 행동하지는 않는지 등이 관찰항목. 사장 한사람만 똑똑해서는 안되고 경영진과 기술개발진에 어떤 사람들이 포진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네트워크&크리에이티브의 경우 구사장은 서울법대 출신으로 대형증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기술인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경영공학과,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등을 나온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미래 시장전망 있어야▼

▽시장잠재력〓일시적으로 붐이 일어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는 회사는 별 매력이 없다. 유망한 기업은 인기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인기주식으로 떠오르려면 지금 경기가 좋은 시장보다 미래의 전망이 좋은 시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구사장은 발급건수가 연간 9000만건에 이르는 등기부등본의 택배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서울시내는 3300원(발급수수료 별도)이면 집까지 배달해주기 때문에 이용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현재는 90% 이상 ARS 전화주문이지만 국민PC 보급이 활성화되면 인터넷 주문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법원측과 계약을 체결하고 시장을 선점, 다른 업체가 진입하기 어렵다는 점도 투자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제경쟁력도 갖춰야▼

▽제품력〓제조업체의 경우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시장개방에 따라 국내시장에서도 외국제품과 품질 가격면에서 경쟁해야 되기 때문이다.

원천기술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기간 인력 자금면에서 부담이 되면 응용기술을 활용해 단시간내에 시장에 나설 필요도 있다.

네트워크&크리에이티브처럼 서비스를 상품으로 내놓을 때는 서비스의 질이 중요하다. 이 회사는 신청 하루 뒤 아르바이트대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에 배달해주고 등본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객에게는 내용을 설명해주는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