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56년동안 마라톤 노메달의 한을 풀어 나를 제발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해달라.”
손기정옹이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인사차 들른 황영조의 두손을 꼭 잡으며 한 말이다.
이를 가슴깊이 새겼음일까. 황영조는 몬주익경기장 오른쪽 스탠드에 앉아 응원하던 손옹의 두눈에 눈물을 맺게 했다. 그리고 손옹은 트랙에 쓰러진 황영조를 일으켜세웠고 새벽잠을 설친 국민은 두 영웅의 꼭 껴안은 사진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아직도 한국민은 58년차가 나는 손기정옹(87)과 황영조(29)에게 ‘뭔가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원형질 같은 것’을 느끼는 듯하다.
이같은 사실은 동아일보 체육부가 8일부터 일주일간 인터넷 홈페이지 ‘와글와글스포츠(sports.donga.com)’를 통해 실시한 ‘아마종목 사이버 인기투표 4강전’에서도 드러났다.
36년 베를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옹은 78.13%(768표)의 지지율을 얻어 유일하게 준결승에 오른 ‘홍일점’ 88서울올림픽 탁구 여자단식 우승자 현정화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황영조도 72.26%(680표)의 지지율을 획득해 애국가를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무대에 울리게 한 양정모(76몬트리올 레슬링)를 쉽게 제쳤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