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섬석 체험실’ ‘맥반석 원적외선 체험장’ ‘일라이트 불가마’ ‘불가마 찜질방’…. 다양한 이름의 ‘땀빼는 시설’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3년전 울산시 울구군에서 처음 생겨나기 시작한 이후 전국적으로 400여개가 넘었다.
◆힘들이지않고 '뻘뻘'
이들 시설의 공통점은 맥섬석 맥반석 황토 옥 고령토 흑운모(게르마늄)등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방사체를 이용해 땀을 낸다는 것. 시설이 고급화, 다양화하면서 노인과 산모는 물론 부부와 20대 젊은 남녀까지 이용층이 넓어졌다. 그리하여 새로운 ‘땀빼는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데….
◇즐겁게 땀빼기
“땀을 쭉 빼고 나면 시원하잖아요. 그런데 한증막이나 사우나은 두번 이상 들어가기 힘들죠. 여기는 땀도 빨리 많이 나오고 힘들지도 않아요.”
일주일에 한번씩 맥반석 체험실을 찾는다는 박모씨(여·25)의 얘기. 땀을 빼더라도 이왕이면 노력과 고통이 필요없는 즐거운 방법이 좋다는 설명이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남편과 함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맥섬석 체험실을 찾은 강은주씨(42)는 “여성전용 찜질방이나 남성전용 사우나는 부부가 따로 가야 하지만 이곳은 같이 올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탈정치화 시대로 상징되는 90년이후 섹스와 건강은 현대인의 최대 관심사”라는 문화비평가 김성기씨(현대사상 주간)는 찜질방의 유행이 땀을 빼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국의 전통적인 민간건강법에 원적외선이란 특이소재가 합쳐진 일종의 ‘건강 신드롬’이라고 분석한다.
◆탈취-항균효과 입증
◇원적외선의 힘?
원적외선이 탈취 항균 항곰팡이 작용이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이미 입증된 사실. 원적외선을 인체에 방사할 경우 세포를 활성화하고 미세혈관을 확장해 혈액순환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44% 안전부적격' 지적"
원적외선은 지구상 모든 물질에서 나오지만 돌 황토 맥반석 등이 가열됐을 경우 많이 나온다.
89년에 처음 국내 소개된 이후 침대 장판 속옷 등에 활용돼다 최근 찜질방까지 발전했다. 10월 국정감사때는 찜질방의 44%가 안전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문화평론가 김지룡씨는 “그냥 적외선도 아니고 원적외선이란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더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 아니면 잘 믿지 않는 서양인과 달리 우리는 잘 모르거나 알려지지 않은 것에 오히려 관심과 믿음을 가진다. 이는 자연에는 인간이 잘 모르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애니미즘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증거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