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제자가 결성한 독특한 엔젤펀드가 등장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진과 최고벤처경영자과정(AVM)을 수료한 벤처기업 경영인들이 6월 결성한 KAIST―AVM엔젤투자조합.
이 펀드는 교수와 수료생이 각자 일정 금액을 출연, 펀드를 조성한 뒤 유망한 사업 아이템을 선정해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아이템 공동심사수업시간에 가르치고 배운 벤처기업 경영과 투자이론을 현장에 적용, 직접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해 육성해보자는 뜻에서 사제(師弟)가 의기투합했다.
이론가와 현장의 벤처기업인이 모였다는 점이 이 펀드의 가장 큰 특징. 그만큼 아이템에 대한 심사가 실질적이고 전문적이다.
사업 아이템이 접수되면 △기술평가 △사업성 △창업자 △경영지원 등 분야를 나눠 전공별 지도교수와 투자파트너위원회가 함께 심사한 뒤 현장실사와 면밀한 분석을 거쳐 투자 아이템으로 최종 선정한다.
1차로 결성된 1호펀드에는 이진주(李軫周)테크노경영대학원장 배순훈(裵洵勳·전 정보통신부 장관)교수 등 교수 6명과 강중길 스타V레이 회장 등 벤처경영인 18명이 각자 1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출자, 총 7억1000만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1호펀드가 투자한 벤처 아이템은 총 5가지.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중고차 매매시스템을 선보인 카맨샵과 휴대용 자동차고장진단기를 개발한 네스테크, 온라인전력설비 위험진단시스템의 PSD데크 등이 대상이다.
이중 네스테크를 제외한 4개사는 아예 KAIST―AVM 펀드를 시드머니로 해서 창업했다. 네스테크는 올해말 코스닥에 상장될 전망이어서 큰 수익이 예상된다고.
6일 결성총회를 개최한 2호펀드에는 이규성(李揆成·전 재정경제부 장관)교수 등 교수 4명과 벤처기업인 18명이 참여, 총 3억4000만원을 마련했다.
2호펀드가 최근 개최한 엔젤페어에는 국내 최초의 자동차 테마파크를 아이템으로 낸 카맨파크(대표 최상기)와 온라인 댄싱게임 ‘레츠댄스’의 리딩엣지(대표 조석현)가 참가, 사업 아이템을 설명했다.
이진주 테크노경영대학원장은 “벤처기업 경영진이 투자자인 동시에 동시에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이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02―958―3691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