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본 스님이 의학박사가 됐다.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사이후쿠지(最福寺)주지 이케구치 게이칸(池口惠觀·62)은 최근 야마구치(山口)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 논문 주제는 장기(臟器)이식과 일본인의 종교관에 대한 상관관계였다. 스님이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것은 일본에서 전례가 드물다.
이케구치스님은 논문을 작성하면서 남녀 690명(90%가 불교도)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다. 절반이 뇌사를 법률적인 죽음으로 판정하는 기준으로 삼는 데 찬성했다. 그러나 장기이식에 대해서는 “죽은 뒤 몸에 메스를 대는 것은 싫다” “부모가 물려준 몸을 상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등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이케구치는 “불교도라 할지라도 조상숭배에 기인한 유교적 생사관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같은 유교적 생사관을 고려해 장기이식에 관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