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년 마르틴 루터가 시작한 종교개혁은 지난 1000년간의 종교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사건으로 꼽힌다. 로마가톨릭과 루터교는 그 후 5세기 동안 대립했으나 새 밀레니엄을 앞두고 이달초 화해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종교가 머지않아 ‘제2의 개혁’을 맞을 것이며 이 개혁은 종교간의 장벽을 허물고 민족 및 문화간의 통합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슬람권 女權 신장
지구촌 인구 60억명의 74%인 44억5000만명이 세계 4대 종교 중 하나를 믿고 있다. 기독교 20억명(33%), 이슬람교 12억명(20%), 힌두교 9억명(15%), 불교 3억5000만명(6%)이다. 기타 종교(11%)를 합치면 종교신봉자는 더 많다.
미국 하버드대 새뮤얼 헌팅턴 교수는 저서 ‘문명의 충돌’에서 20세기는 이념대립의 시대였으나 21세기는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이 대결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보스니아나 코소보 사태 같은 분쟁은 그런 대결구도를 보였다. 2025년에는 이슬람 신자가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러나 미국 성공회신학대 스티븐 찰스턴 총장은 CNN방송의 밀레니엄특집 기고문 ‘신앙의 도약’에서 “다음 세기에는 다양성과 개방성을 축으로 하는 종교개혁의 바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여성 추기경이 등장하는 등 교단내 여성지위향상이 두드러지고 이슬람 여성의 인권이 신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낙태나 동성연애에 관한 논의양상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소비대상 될수도
종교연구가 돈 라틴은 저서 ‘새 밀레니엄의 미국 종교’에서 “미국의 기독교는 생활 속에서 즐기고 추구하는 일종의 소비대상으로 성격이 바뀔 것”이라며 “이런 흐름은 인터넷을 타고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교회 성당 등에 가서 예배를 보는 교인이 줄어들고 ‘인터넷 예배’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도 흥미롭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