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획, 최대한의 속도로 힘의 강약을 곁들여 내려치듯이 써내려가는 초서는 그야말로 풍운조화를 느끼게 합니다.”
50여년 동안 초서연구에 매진해온 취운 진학종(翠雲 陳學鍾)서예전이 20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송현동 백상기념관에서 열린다.
당나라의 한유 송나라의 구양수 등 당송8대가와 중국 유명시인의 문장을 수록한 ‘고문진보(古文眞寶)’에 실린 글을 소재로 했다.
제갈량의 ‘출사표’, 소동파의 ‘적벽부’, 도연명의 ‘귀거래사’ 등을 초서로 쓴 병풍 30여점이 전시된다. 초서의 간결함과 속도감, 병풍의 그윽함을 함께 느끼게 한다. 제갈량의 출사표 629자만 하더라도 일반 행서나 예서로 쓸 경우에는 며칠씩 걸릴만한 분량이다. 진씨는 고문진보의 내용을 모두 암기해 그 뜻과 느낌을 새겨둔 뒤 한 작품을 30분 안팎에 그야말로 일필휘지로 써내려간다.
진씨는 붓자루를 손바닥 안에 움켜쥐고 글씨를 쓰는 악필(握筆)법을 쓴다. 힘을 바탕으로 굳건 강건함을 느끼게하는 필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진씨 특유의 ‘취운체’를 볼 수 있다. 당태종 등 초서의 대가로 꼽히는 중국 서예가 100명의 서체를 연구해 나름대로 개발한 서체. 02―724―2243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