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돌리틀선생 항해기’의 주인공 돌리틀은 동물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신기한 능력을 지녔다. 그러나 미래의 어린이들은 돌리틀 이야기에 별로 놀라지 않을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누구나 외국어는 물론, 사어(死語), 고어(古語), 심지어 동물의 말까지 자유롭게 구사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뇌에 칩이식 외국어 척척▼
‘클릭 미래 속으로’의 저자 페이스 팝콘(미국)은 “미래에는 뇌 속에 초소형 ‘언어칩’만 이식하면 자신이 원하는 언어를 평생 잊어버릴 염려도 없이 유창하게 구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캐나다의 미래학자 프랭크 오그덴도 미래예측서 ‘마지막 책’에서 “앞으로는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필요가 없으며 언어교육도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뇌에 칩을 이식하지 않더라도 외국어를 즉석에서 모국어로 바꿔줄 만큼 통역기술이 발달해 읽고 쓰는데 조금도 불편하지 않게 되리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초보적인 통역 프로그램은 이미 인터넷에 등장했다.
언어가 점차 사라지거나 줄어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영어등 몇개 언어만 남아▼
미국 USC대 에드워드 호비 교수는 “궁극적으로 인류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뇌파나 텔레파시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게 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폈다.
미국의 미래연구단체 ‘세계미래사회’는 월간 퓨처리스트 최근호에서 “2050년에는 대부분의 언어가 없어지거나 소멸단계에 놓이게 되며 영어 등 몇 가지 언어만 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언어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현재 지구상의 언어는 6000여개. 그 가운데 3000여개의 소수 언어는 사실상 소멸했다.
인터넷 시대에 가장 위력을 지닌 언어는 영어. 현재 전세계 인터넷 정보량의 80%, E메일의 90% 가량이 영어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2010년경에는 중국이 초강대국 대열에 합류하면서 세계 최대 언어인 중국어가 영어의 위치를 밀어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