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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흐르는 한자]신체발부(身體髮膚)

입력 | 1999-11-18 22:14:00


‘身體髮膚는 受之父母(수지부모)니, 不敢毁傷(불감훼상)이 孝之始也(효지시야).’

儒家(유가)의 여러 經典(경전) 중 孝(효)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孝經(효경) 첫머리에 나오는 구절이다. 孔子(공자)가 역시 효로 유명한 제자 曾子(증자)에게 한 말이다. 우리 몸은 털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인 만큼 함부로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도의 첫걸음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효도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몸부터 잘 보존해야 했다.

여기서 우리 조상들의 肉身(육신)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애착이 나오게 된다. 옛날 開化(개화)의 바람이 불면서 斷髮令(단발령)이 내려지자 ‘頭可斷 髮不斷(두가단 발부단·목은 자를 수 있어도 머리카락은 자를 수 없음)’을 외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으며 斷髮을 한 高宗의 모습에 충격을 받아 많은 儒林(유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물론 이런 생각은 중국이 元祖(원조)다. 똑같은 상황이 그들에게도 있었던 것이다. 1644년 滿洲族(만주족)인 淸(청)나라가 중원을 차지하면서 내린 첫 조치가 剃髮令(체발령)이었다. 영화 ‘마지막 황제’에 등장하는 신하들의 헤어 스타일로 앞머리는 밀고 옆과 뒷머리만 남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