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단행된 치안감 승진 및 전보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내년 총선에서 정치권의 외풍(外風)을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는 예외없이 모두 자리를 바꾼 전국 각 지방경찰청장이 자신의 출신지역과는 무관한 지역으로 발령을 받는 이른바 ‘향피(鄕避)원칙’이 철저히 지켜졌다는 데서 드러났다.
전남 완도 출신인 이대길(李大吉)전남지방경찰청장이 경남으로 자리를 옮기고 경남 함양 출신인 배희선(裵熙善)경찰청 정보통신관리관과 경남 진주 출신인 이도조(李道祚)경남지방경찰청장이 각각 전남과 충남으로 발령받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경찰청 관계자는 “향피원칙은 내년 총선에서 경찰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며 “여기에는 지역 토착세력과 결탁해 벌어져 온 경찰의 고질적인 비리를 없애기 위한 의지도 함께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인천호프집 화재참사 등으로 침체된 경찰조직의 분위기 쇄신도 고려됐다.
올해 초 40년생 고위 간부들이 명예퇴직한 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41년생 치안감과 경무관을 모두 퇴진시킨 것이 바로 이같은 목적에 따른 것.
한편 이번 인사에서 최대의 화제로 떠오른 인물은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하며 경기지방경찰청장에 임명된 박금성(朴金成)101경비단장.
치안감이 갈 수 있는 지방경찰청중 첫번째로 꼽히는 경기지방경찰청장의 경우 인사 발표전까지 기존의 치안감 3,4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던 곳이었기 때문.
또 경찰청 직제상 청장과 차장 다음인 경무기획국장에 경무관인 전용찬(全龍燦)서울지방경찰청 경무부장이 직무대리로 임명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러나 관심을 끌었던 경찰청 정보국장에는 전북 남원 출신의 성낙식(成樂式)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장이 임명돼 새정부출범 이후 이대길, 박희원(朴喜元)씨에 이어 호남출신이 계속 정보국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