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아침에 더욱 어울리는 맑고 그윽한 차(茶)의 향. 신라시대 당나라에 갔던 사신 대렴이 들여온 차는 천년이 넘는 세월을 건너오며 어느덧 생활 깊숙이 자리잡았다.
차는 특히 몸에 좋은 음료로 널리 알려져있다. 차에 들어있는 다양한 성분이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며 감기 숙취 식중독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
70여만평의 다원에서 차나무를 재배해 ‘설록차’를 생산해온 ㈜태평양과 최근 ‘썬몬드홍차’를 출시한 ㈜정식품에서 차의 효능을 자세히 밝혔다.
▼성인병 예방▼
차에 들어있는 폴리페놀과 비타민C는 혈관 속에 축적된 콜레스테롤을 분해시키므로 동맥경화 고혈압 등 성인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녹차의 잎을 곱게 간 ‘가루녹차’에는 우려마시는 녹차에서 섭취할 수 없었던 카로틴 섬유질 비타민A 토코페롤까지 있어 더 효과적이다.
폴리페놀을 구성하는 카테킨은 녹차의 떫은 맛을 내는 성분으로 당뇨병치료에도 좋다. 카테킨이 당질의 소화흡수를 늦추고 포도당이 혈액으로 흡수되는 것을 지연시켜 혈당치를 낮추기 때문이다.
홍차는 항산화작용을 하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녹차보다 많다. 홍차를 하루 한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홍차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 위험이 44% 줄어든다는 보고도 나왔다.
▼일상생활의 활력▼
녹차의 카테킨성분은 감기 바이러스의 표면에 달라붙어 활동을 저지시키며 체내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는 코팅제 역할을 한다. 녹차에는 비타민C가 다량 함유돼 있어 과로나 스트레스로 피로해진 몸을 풀어주는 역할도 한다. 감기로 목이 아프거나 간지러울 때는 녹차로 가글을 하면 좋다.
술마시기 전후에는 녹차를 한 잔씩 마시라는 이야기가 있다. 녹차에 들어있는 비타민C 아스파라긴산 알라닌 성분 때문. 이들은 알코올 분해효소가 활발히 작용하도록 하고 이뇨작용으로 알코올을 빨리 배설시키도록 한다.
또 차에 함유된 무기질은 물에 잘 녹아 우리 몸의 체액을 알칼리성으로 유지시켜주며 균형잡힌 식생활을 돕는다. 녹차 중의 불소는 치아표면을 코팅해 산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하고 충치세균이나 치석의 형성을 억제한다.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입냄새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피부미용과 다이어트▼
요즘 들어 녹차로 세수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녹차의 비타민C성분은 피부에 스며들어 매끄럽고 부드러운 피부를 만들어준다. 또 비타민C와 다량의 토코페롤은 멜라닌색소의 침착을 막아 기미나 주근깨가 생기는 것을 억제한다. 녹차의 풍부한 아미노산은 피부가 수분을 잃지 않도록 해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피지조절 살균작용을 하는 카테킨 성분은 이마 턱 뺨 등의 피지량을 줄여 뾰루지 없는 깨끗한 피부를 만든다.
㈜태평양의 ‘녹차미인’과 같은 세안전용 녹차티백에는 카테킨이 기존 녹차의 3배정도 들어있고 로즈마리 성분이 함유되어 아로마테라피효과도 얻을 수 있다. 녹차로 얼굴을 씻고 난 후에는 물로 헹구지 않아야 효과가 더 크다. 마시고 난 녹차티백을 냉장고에 차게 넣어둔 후 눈이나 얼굴에 얹어두면 부기가 쉽게 가라앉고 상쾌하다.
녹차는 저칼로리라 다이어트음료로도 환영받는다. 녹차 성분은 식후 소화를 촉진시키고 음식물 중 지방연소를 돕는다.
〈윤경은기자〉ke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