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지배자들' 이재열지음/지호 펴냄/303쪽 1만2000원▼
저자는 경북대 미생물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보이지 않는 권력자’등 바이러스에 관한 대중교양서를 펴냈다.
동물도 식물도 아닌 미생물에 관한 이야기.
인류보다 한참 앞서 지구에 정착한 미생물의 생존방식을 45편의 짧고 흥미로운 글로 설명했다.
‘여름철 냉면 육수에서 검출된 대장균 수치를 보고 경악하는 사람들은 먼저 건강한 사람들의 몸 속에도 대장균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O―157은 대장균의 수많은 변종균 중 하나다. 잡식성인 미생물은 심지어 금속까지 먹어치운다.
수심 4000m 아래에 가라앉은 타이타닉을 먹어치운 것도 철산화세균. 도굴꾼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파라오의 저주’는 사실 공기속의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일 뿐이다…’ 등등.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바이러스가 가진 양면성. 바이러스는 단지 ‘병균’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공장폐수를 분해해 재활용할 수 있는 물로 만드는 존재이며 독성없는 농약으로도 사용된다. 환경오염을 감지하는 바이오센서로 이용할 수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류의 친구’로서 미생물의 존재를 깨닫고 그것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것, 저자는 그것이 지구환경을 지키는 첫 걸음이라고 설명한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