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진행중인 거평그룹의 나승렬(羅承烈)전회장이 거평시그네틱스(현 한국시그네틱스)의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워크아웃 기업의 전 대주주가 경영권 반환을 노리고 채권은행단을 상대로 하는 첫 소송 사례다.
나씨측이 승소할 경우 수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워크아웃 기업의 과거 대주주들의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판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과 산업은행에 따르면 나씨 등 ‘거평시그네틱스의 전주주 6명은 감자와 경영진 사임 등을 결의한 1월의 주주총회는 원인무효’라는 소송을 15일 서울지법 의정부지원에 제출했다.산업은행 등 주채권은행은 1월 주총에서 나씨 등 주주6명이 보유한 보통주 629만9229주(액면가 5000원)의 94% 가량을 감자조치하는 안을 결의토록한 바 있다.
나씨측 소송에 대해 산업은행은 “총 부채규모 2100억원에 달하는 부실기업에 2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등 자금을 지원해 회생기미가 보이자 과거의 대주주가 발목을 잡으려 한다”며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감위의 관계자는 “이번 사례가 앞으로 대우 등 다른 기업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대주주나 최고경영진의 처리를 엄격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