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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2년/한국경제 과제-전망]'IMF 경험국'들의 교훈

입력 | 1999-11-19 19:40:00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이미 경험한 국가들과 금융위기를 자체적으로 해결한 나라들의 위기극복과정은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빠른 경기회복세로 과거 멕시코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우리 경제가 멕시코의 전철을 밟는다면 내년엔 고물가 고금리 우려가 높다는 것.

▼멕시코의 빈부격차-정치불안에 발목▼

▽멕시코의 교훈〓멕시코는 IMF의 신속한 지원과 금융구조조정, 공기업의 해외매각을 통한 민영화로 IMF 2년째인 96년에 5.1%의 성장률을 보이며 위기에서 빨리 벗어난 것으로 평가받아왔지만 최근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오승구(吳承九)수석연구원은 “멕시코의 거시경제지표는 좋아졌지만 빈부격차가 오히려 심화돼 사회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금융비용 부담이 4년 이상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멕시코는 우리나라의 성업공사에 해당되는 예금보험기구(FOBAPROA)가 은행의 부실채권을 98년까지 약 650억달러(약 78조원)어치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명목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잔액이 40%로 크게 높아진데다 부실채권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금융시스템이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는 것. 또 빈부격차의 확대와 정치적인 불안이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스웨덴 부실금융기관 민영화 성공▼

▽자체 금융구조조정에 성공한 북유럽 국가들〓스웨덴은 91∼93년 GDP의 6%에 해당하는 자금을 은행에 지원했다. 그뒤 스웨덴은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정부지원자금을 주식매각을 통한 민영화와 수익성 개선으로 재빨리 회수했으며 부실채권 정리전담회사를 통해 인수한 부실채권의 국내외 매각에 적극 나서 성공을 거뒀다.

노르웨이도 88년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부실금융기관에 지원한 정부 출자금을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시장에서 활발히 매각함으로써 빠른 시간에 금융시스템을 정상화시켰다.

오연구원은 “경제의 급격한 회복을 보여주는 거시지표에 현혹돼 과거 부실요인을 깨끗이 정리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또다시 IMF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IMF 경험국들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