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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성곡미술관 '…세기의 전환'展/생활속에 담긴 미술

입력 | 1999-11-21 17:34:00


전시장에 들어서면 ‘영자의 전성시대’ ‘자유부인’ 등 흘러간 옛 영화들의 포스터가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비둘기합창’ ‘모돌이 탐정’ 만화표지와 화장품 약 등 각종 광고사진도 가득하다. 전시된 물품을 둘러보노라면 시간은 어느새 과거로 돌아가 있다.

또다른 장소에서는 TV화면에 요즘 드라마나 뉴스가 방영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등 컴퓨터게임 화면이 나타나기도 한다.

2000년 1월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시각문화 세기의 전환’전.일상생활 속 시각이미지들의 변천과정을 통해 생활속의 미술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여준다. 미술이 일상생활속에 어떻게 응용돼 왔는지, 앞으로 일상생활속에 어떻게 자리잡아갈지를 살피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시는 크게 50년대부터 70년대까지의 영화포스터와 각종 잡지속의 사진, 80년대 이후 TV속의 이미지, 90년대 이후의 컴퓨터화면 이미지로 나뉜다. 포스터와 잡지 등 인쇄매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시대, TV의 시대, 컴퓨터의 시대 등으로 크게 구분해 볼 수 있다.

여기에 이용백 이진원 등 과학기술을 이용한 설치작가들의 작품이 곁들여진다. 이들의 작품을 통해서 미래시대 시각문화의 한 단면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생활자료 수집가 최웅규씨 소장품을 중심으로 50년대부터 70년까지의 물품 수천점도 전시돼 있다.

뒤떨어지는 색상과 투박한 활자. 인쇄기술에서 과거와 현재와의 격차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강한 향수도 느끼게 한다.

현재와 미래의 시각이미지들을 살피는 장소에서는 오늘날의 TV프로그램과 컴퓨터게임의 화면을 보여준다. 생활주변의 이미지를 재현한다는 취지. 그러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준비는 아무래도 ‘과거’에 비해 빈약한 느낌이다. 과학기술을 사용한 설치작가들의 작품은 특수거울과 TV모니터를 이용해 3차원 입체영상을 만들어낸 이용백의 ‘3세대’ 등 두 세 작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02―737―7650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