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3일간 진행된 한미 미사일회담의 최대 쟁점은 한국의 300㎞ 이상 미사일에 대한 연구 개발을 어디까지 허용하느냐는 문제였다. 즉 합리적인 수준(500㎞)의 방어능력을 보유하려는 한국과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및 세계적 미사일 비확산정책(300㎞ 이하)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상반된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핵심 관건이었다.
한국은 79년 ‘현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사거리 180㎞ 이상 미사일은 개발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미국측에 전달했고 이것이 지금까지 한국 미사일 사거리 연장의 족쇄였다.
양국은 95년 미사일회담을 다시 열어 사거리 300㎞, 탑재중량 500㎏까지의 미사일 개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한국이 ‘300㎞’라는 마지노선을 넘을 수도 있다는 미국측의 의구심 때문에 지금까지 회담을 계속해온 것.
이번 회담에서도 한국측은 300㎞ 이상 미사일에 대한 연구와 시험발사까지 허용하라는 입장이었으나 미국측은 300㎞ 이상에 대해서는 연구만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미국은 300㎞ 이상 미사일에 대한 실험발사 대신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 발사실험을 권유했다는 것. 미국은 또 한국의 미사일 개발에 대해 연구―생산―개발의 전과정에 대한 자료제출 및 접근허용을 요구하며 한국측과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했다.
이번 협의에서 양측간 이견은 어느 정도 거리가 좁혀진 것 같다. 특히 민간분야에서 개발하는 인공위성의 사거리 및 탑재중량에 대한 무제한 허용 등에 양측은 의견을 함께 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