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조종되는 로봇이 싸우는 ‘로봇 결투’. 격투기 최고수들이 주먹과 발로 치고 받는 ‘얼티밋 파이팅’. 목숨을 걸고 즐기는 레포츠 ‘익스트림 스포츠’.
▼로봇결투 인기끌듯▼
94년에 등장한 로봇 전투는 전기톱 드릴 등을 장착한 2개의 원격조종 로봇이 16㎡의 경기장에서 싸운다. 경기시간은 3분. 한쪽이 파괴되면 끝나고 그렇지 않으면 판정으로 승부를 가린다. 25㎏미만의 라이트급에서 100㎏이상의 슈퍼헤비급까지 4개 체급으로 나뉘어 치러진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로봇 결투를 미래의 인기 스포츠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지금은 대부분의 로봇이 탱크처럼 생겼으나 인체 모양의 로봇도 곧 나올 전망이다.
얼티밋 파이팅은 로마시대의 원형경기장 같은 팔각형의 링 안에서 격투하는 경기. 93년 시작됐다. 경기시간은 15∼20분. 상대를 때려 눕히거나 항복을 받아내면 된다. 판정으로 끝나는 일은 거의 없다. 선수의 안전을 우려해 미국 6개 주는 금지했다. 미국 케이블TV에서 경기당 25달러(약 3만원)에 방영된다. 미국내 시청자만 30만가구를 넘었다. 한국에도 비디오로 소개됐다.
익스트림 스포츠는 △스케이트 보드에 누워 질주하는 스트리트 루지 △수천m 상공에서 보드를 타고 떨어지며 하늘을 누비는 스카이 서핑 △번지점프 △인라인 스케이트 △맨발로 타는 수상스키 등 격렬한 신종 레포츠의 총칭.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이나 음악전문채널 MTV에서 매주 방영된다. ESPN이 97년 주최한 대회에는 22만여명의 관중이 몰렸다. ESPN은 이를 21세기 최고의 TV방송용 스포츠로 꼽았다. 인라인 스케이트는 올림픽 시범종목으로 채택됐다.
▼젊은층 강한자극 추구▼
이들 스포츠는 매우 과격하고 위험하다. 그러나 더욱 강한 자극을 추구할 미래의 젊은이들에게는 이런 스포츠가 야구 농구에 못지 않은 인기를 끌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고령화는 골프나 게이트볼 같은 운동의 수요자를 늘릴 것이다. 55∼75세의 ‘신(新)중년’을 위한 새로운 스포츠도 개발될 것이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