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바가지올림픽’?
시드니의 물가가 벌써부터 캥거루처럼 껑충껑충 뛰고 있다. 올림픽까지는 앞으로 10여개월. 이렇게 나가다간 사상최고의 ‘바가지올림픽’이 될 것 같다는 게 현지언론들의 잇따른 경고다.
연초 1.6호주달러(약 1280원)였던 2ℓ짜리 팩우유는 최근 2.56달러(약 2050원)까지 올랐다. 휘발유값은 30%가 넘게 뛰었고 실제 체감물가는 가히 비명을 지를 정도. 정부의 공식 경제지표상으로만 봐도 물가가 연초보다 25%나 올랐다.
올림픽이 열리는 시드니는 세계각국에서 앞다퉈 찾는 전지훈련 장소. 특히 한국 등 추운 겨울이 시작되는 북반구 나라의 선수들은 11월부터 따뜻한 시드니로 몰린다.
더구나 내년 8월까지 올림픽관련 국제경기만 40회가 열릴 예정. 벌써부터 숙박난이 치열하다. 지난해 180달러(약 14만원)하던 호텔방이 230∼280달러(약 19만∼22만원)로 폭등했고 이나마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17일부터 시드니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한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의 경우 호텔을 예전보다 50달러 비싼 185달러(약 15만원)에 쓰고 있지만 이것도 현지교민의 도움으로 싸게 빌린 것.
세계각국에서 전지훈련 및 현지적응차 시드니를 찾아온 선수들은 이러한 ‘살인물가’에 당황하기 일쑤다. 우리선수들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 당장 12월 1일부터 양궁 체조 수영 국가대표선수단이 호주훈련 일정을 잡고 있다.
〈시드니〓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