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현욱(姜賢旭)의원은 23일 탈당 기자회견에서 “이제 정치권은 여야의 당리당략을 떠나 고착화된 지역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두터운 ‘지역감정의 벽’ 앞에 한나라당을 떠날 수밖에 없는 심정을 토로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도 당장 눈앞에 닥친 내년 16대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지역구(전북 군산을)의 ‘반(反)한나라당’ 정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강의원의 처지를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이회창(李會昌)총재도 22일 탈당의사를 밝히기 위해 자신을 찾아온 강의원에게 “좀더 참아보자”며 만류했으나 강의원의 결심을 되돌릴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강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지역 유권자들의 여망도 그렇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득표율은 높아질 것”이라며 여권이 추진 중인 신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무소속 출마가 지역구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정치를 그만둘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한편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얼마나 지역감정의 벽이 두터웠으면 호남지역에서 당선된 유일한 한나라당 의원인 강의원마저 탈당을 결심하게 됐겠느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