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7조원 가량 예정된 유상증자 물량이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시 전체적으로는 그렇다 치더라도 증자가 해당기업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물론 시장상황에 따라 답은 다르다. 기업이 회사규모(자본금)를 늘리기 위한 방법에는 주주들에게 돈을 받고 주식을 나눠주는 유상증자와 돈을 받지 않는 무상증자가 있다.
◆"사자"몰려 주가상승
유상증자의 경우 주주들이 납입한 청약대금의 일부가 자본금이 돼 자본금이 늘어난다. 예컨대 유상증자 주당 발행가가 1만원이라면 회사는 이 중 액면가 5000원을 자본금으로 전입하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쓴다.
무상증자도 자본금은 늘어난다. 증자 전 회사가 벌어놓은 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 재평가적립금 등)을 자본금으로 돌리면서 이 만큼에 해당하는 주식을 기존 주주들에게 지분에 비례해 나눠주는 게 무상증자. 예컨대 잉여금 10억원을 자본금에 넣고 20만주(액면가 5000원 기준)를 무상증자로 배분하는 식이다.
무상증자는 강세장 약세장을 불문하고 대체로 호재가 된다. 왜? 공짜로 주식을 받으려면 무상증자 배정기준일 전에 해당기업의 주식을 사 주주가 돼야 하기 때문. 또 무상증자 후에도 ‘좋은 회사’라는 인식이 확산돼 새로운 수요를 창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유상증자는 좀 다르다. 일반적으로 강세장에서는 호재, 약세장에서는 악재가 된다는 게 정설.
◆약세장선 '악재' 작용
증시상황이 좋을 때는 시세보다 싼 값에 새 주식을 받을 수 있다는 잇점이 커 보이고 증자 후에도 유동물량이 늘어나 거래가 활성화되는게 일반적이다.
반대로 회사내용은 그대로인데 발행주식 수가 늘어남으로써 주당순이익(EPS)이 감소, 주가 하락요인이 될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증자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은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주가관리’에 들어가는 게 보통이어서 이 때를 겨냥한 단기투자도 생각해 볼 수 있다.(도움말〓삼성증권 목동지점 사재훈 주식팀장)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