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대기 11조 규모
6조여원에 달하는 투자대기성 부동자금은 어디로 갔을까.
23일 끝난 한국가스공사 공모주청약에 4조6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이 들어왔다. 따라서 1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는 시중 부동자금중 나머지 6조원이상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가스공사 공모주청약 경쟁률이 지난 9월 담배인삼공사의 58대1 수준을 넘어서고 청약증거금도 7조원이상 몰려들 것이라는 증권업계의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낮자 이 돈에 대한 궁금증은 더하고 있다.
◆가스公에 4조 유입
▽청약자금 어디서 오나〓담배인삼공사 공모주청약 때처럼 청약자금의 상당액이 수익증권 환매자금으로 마련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달 19일까지 장단기 공사채형 수익증권 잔고는 6조8686억원 줄었다.
은행 대출도 이 기간중 2조1313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은 △9월 1조4692억원 △10월 2조2074억원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 가계대출의 상당부분은 공모주청약 등에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11조원이상의 자금이 직접투자가 아닌 공모주청약 등의 발행시장에서 수익을 얻기 위해 금융권에서 대기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종목당 1000억대 몰려
▽코스닥을 향하여〓가스공사와 같은 시기인 22∼23일 공모주청약을 한 코스닥의 대백신소재의 경우 공모금액 56억원의 30배가 넘는 1700억원의 청약증거금이 쇄도했다.
지난 8∼9일 공모청약한 넥스텔도 공모금액은 43억원이었으나 청약증거금은 20배가 넘는 950억원이 들어왔다.
특히 정보통신관련 종목의 청약경쟁이 뜨겁다는 것.
금감원에 따르면 이같은 코스닥 공모청약 종목은 이달 첫째주(1∼6일)에 8개, 둘째주(8∼13일) 7개, 세째주(15∼20일) 12개였다. 이번주(22∼27일)에는 5개가 공모청약을 실시중이다.
대신증권 기업금융팀 관계자는 “공모주청약을 하는 코스닥종목당 어림잡아 평균 1000억원대의 자금이 들어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서만 3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상한가 행진 수두룩
▽왜 코스닥인가〓담배인삼공사의 24일 주가는 2만9200원으로 발행가수준에 머무르는 형편. 당시 투자자들이 2∼3시간씩 기다려 청약했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꼴이 된 것.
반면 공모주청약을 거친 등록한 코스닥종목의 약진은 눈부시다. 기산텔레콤과 한신코퍼레이션은 지난 18일 등록이후 24일 현재 나란히 5일 연속 상한가행진을 거듭해 수익률이 57%를 넘는다.
또 지난 11일에 등록한 세원텔레콤은 9일 연속 상한가를 달려 수익율이 174%나 된다.
개인투자자들이 대형주 위주로 상승하는 주식시장에서 눈길을 돌릴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는 것.
대신증권 관계자는 “공모주청약에 참가하는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높고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경향이 높다”며 “당분간 코스닥시장에 시중 단기자금이 계속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